미국 자동차 여행을 계획할 때의 일이다. 미국으로 자동차 여행인 만큼, 가장 미국적인 차를 타고 싶었다. 가장 미국적인 차하면 떠오르는 것은? 여러분의 마음속엔 무엇이 떠오릅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픽업트럭이 떠올랐다. 그것도 가능한 풀 사이즈로.(미국의 풀사이즈 개념은 우리의 그것보다 상당히 크다.) 올라타야 하는 거대한 크기의 픽업트럭을, 담배는 입에 걸치듯 물고(라고 쓰긴 했지만,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으니까 이쑤시개라도 물도록 한다.) 눈 주변을 가득 가리는 검은 테의 검정 선글라스에는 차창 밖으로 뽀얀 먼지가 피어오르는 도로가 비친다. 과거 금맥을 찾아 떠난 서부 개척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황야에 뜨겁게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그들이 지났을 법한 골드 러시 루트를 달린다. 물론 운전석 창문은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