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현대가 새로 내놓은 모델, 아슬란의 시승회에 다녀왔습니다.
말이 많은 아슬란.
뭐 현대가 내놓은 차 중 말이 많지 않은 차가 어디있겠습니까마는, 아슬란 또한 말이 많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왜 아슬란을 내놓았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우선, 그랜저의 이미지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젊어졌습니다.
40대 후반까지는 그렇다쳐도, 50~60대의 소비자들은 젊어진 그랜저를 선뜻 선택하기가 힘들 겁니다.
두번째, '그랜저'의 이미지,브랜드의 소비가 심합니다. 약빨이 다 떨어졌달까요.
한 때 '그랜저'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급차였습니다.
에쿠스나 체어맨 같이 한 클라스 위의 차가 나왔어도 이러한 고급차 이미지는 계속 되었죠.
심지어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답한다"는 광고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역시나 속물적인 광고네 어쩌네 하면서 말은 많았지만,
그랜저의 굳건한 고급차 이미지 덕에 발상이 가능한 광고였죠.
그런데 최근 그랜저의 위치는 과거의 명성과는 좀 다릅니다.
도로 위에 너무 많아진 탓일까요? 딱 '소나타 보다 한 급 위'의 느낌입니다.
아마 최근에 저런 광고가 나왔다면, 속물이고 뭐고를 떠나서 '무슨....그랜저로..참..나.'라는 느낌이 더 들 겁니다.
어쨌건 이 외의 여러가지 이유로 현대차에서는 새로운 '고급차' 라인업이 필요했겠죠.
물론 제네시스가 있지만, 사실 제네시스의 경우 표방하는 이미지가 중후한 이미지가 아니라, 역동적이고 다이나믹한 쪽에 가깝습니다.
앞서 언급한 50-60대에 소구하기가 애매하죠.
음, 뭐랄까요...
50-60대가 몸에 딱 맞고 Fit된 디자이너 수트보다는 클래식한 수트를 더 선호하는 것처럼요,
아마 이분들께는 다이나믹한 주행감성보다는 중후한 외모에 안정감있고 안락한 느낌의 아슬란이 보다 설득력 있을 겁니다.
게다가 (제네시스보다) 저렴하니까요.
시승 전, 현대차 관계자의 개발배경에 관한 브리핑을 들어보니 예상과 비슷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40-50대, 기업(법인)임원, 전륜선호, 넓고, 안정감, 중후함, 안락하고 조용한 승차감.
아래 사진으로 보시죠.
독일차와 비교한 현대차 모델의 포지셔닝이 비교적 잘 그려진 것이 인상적입니다.
국내시장의 전륜 프리미엄의 수요가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입니다.
아슬란의 목표고객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두어 시간의 짧은 시승을 했는데요,
짧은 시승 및 감상 소감을 쓰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사진보다는 실물이 낫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차는 올뉴그랜저입니다'라고 소개받아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차였습니다.
외관도 그랬지만, 두어시간의 짧은 시승느낌도 그랬죠.
심지어 급하게 출시했다는 느낌도 받았는데요.
차를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개발배경'과 맞지않는 부분들이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4050이나 법인고객을 고려치 않은 수동방식의 텅텅하고 열고 닫히는 트렁크 개폐이라던가.
고급스럽지 않은 마감문제라던가.
어쨌건, 그동안 소외되었던(?) 니치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적으로 나온 차라는 생각인데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아슬란에게 성공이란 '많은 판매량'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랜저가 그랬듯, 많이 팔리고, 거리에서 많이 보일수록 아슬란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을테니까요.
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슬아슬 아슬란에 대한 자세한 시승기는 추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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